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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코인 의견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지난 19일, 미 재무부 재닛 옐런 장관은 관련 부서와 토론 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가 시급함을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당국자들에게 스테이블코인이 실물 시장에 위협적인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오게 된 데에는 사실 정책입안자들이 자초한 바가 큽니다. 설사 비트코인 등의 가상 자산이 무너지더라도 실물 시장에 아무런 영향이 끼치지 않으리라 판단했기에, 또한 단순히 투기성 자산으로 바라보고 현물과의 직접적인 거래 제한 등의 제한적인 규제를 취한 결과입니다.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들이 발견한 방법인 사적 통화로 분류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현물 가치와 같은 자산 가치를 갖는(일반적으로 1 USD와 같은) 토큰으로, 직접 현물로의 전환 없이 거래를 용이하게 해, 가상 자산 시장의 크기를 키운 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시가 총액은 작년에 비해 10배 이상 상승한 10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고, 관련 산업들도 점차 크기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2021.07.17 - [코인/코인 정보] -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고 연 이율 7.5~12%을 얻는 방법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고 연 이율 7.5~12%을 얻는 방법

현재 은행 예금이자가 1%가 안 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면서 보다 높은 이자가 보장되는 상품을 찾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많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대출 플랫폼(Crypto Lending

blog.coinali.me


한국의 상황으로 예를 들어보면, '저축은행에 한 달새 2조 원이 몰려들었다', '저축은행 年2.5% 예금이 돌아왔다' 등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 상품을 찾아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려들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생산되고 있습니다. 근데 만약, 저축은행보다 재무 건전성이 뛰어나면서 접근이 편리하고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상품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2011년 상호저축은행 뱅크런 사태


많은 개인 피해자들이 발생한 상호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 지 불과 10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뱅크런(대규모 인출 요구)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해당 은행에서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전염병처럼 번져나가기 마련입니다. 해당 은행이 투자했던 기업, 채권 등의 가격이 폭락하는 것은 물론 예금 및 담보에 대한 채무불이행까지 이어집니다. 예금자 보호법에 따라 이자를 포함, 최대 5,000만 원 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그 돈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는 담보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은행을 내 돈을 보관해주는 보관소쯤으로 아는 경향이 있지만, 실상은 그 돈으로 영업 및 투자를 해 수익을 내는 기업입니다. 따라서, 은행이 실제 보관하고 있는 즉시 인출이 가능한 금액은 매우 제한적이며, 뱅크런이 발생하면 정부의 구제 금융 없이는 어떤 은행도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해당 은행이 건전해도 대량 인출 요구 처리를 위해선 유동성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그때는 어떤 은행에 요청해봐도 도와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까지 피해를 보고 싶진 않을 테니까요.

또한, 저축은행중앙회의 공시정보 따르면 자산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20%를 넘는 곳은 손에 꼽고, 대부분은 10%대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7월 20일 2번째로 시총 규모가 큰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운영하는 Circle 사에서 자산 준비금 현황을 발표했는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61%나 된다고 합니다.

USDC 준비금 현황. 출처: Circle Management Assertion Report


오히려 너무 큰 현금 비중이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공개 상장(IPO)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기에 현재, 자산을 활용한 수익 창출보다는 상장 이후 시장 장악력을 높여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만을 놓고 보면, USDC가 오히려 저축은행들보다는 더욱 안전한 자산이라고 느껴집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 주체에게는 리스크가 없으면서 손쉽게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그 어떤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이자를 제시해 자금을 모으지만, 실상 그들이 보상으로 되돌려 주는 것은 현물이 아닌 가상 자산이기에, 발행 주체는 뱅크런이 발생해도 해당 가상 자산만 발행해 주면 끝입니다. USDT를 발행, 운영하는 주체인 테더(Tether Limited) 사가 밝히고 있는 다음 법적 조항에 따르면 명확해집니다.

Tether 토큰을 Tether를 통해 직접 발행받거나 상환받기 위해서는, Tether가 검증한 고객이어야 합니다. 이 조항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Tether 토큰을 상환하거나 발행할 수 있는 권리는 귀하에게 개인적인 계약상의 권리입니다. Tether는 Tether 토큰을 뒷받침하기 위해 Tether가 보유하고 있는 예비금의 비유동성, 비가용성 또는 손실로 인해 그러한 지연이 필요한 경우 Tether 토큰의 환매 또는 인출을 연기할 권리를 보유하며, Tether는 준비금에 보유된 증권 및 기타 자산의 환매로 인한 Tether 토큰을 환매할 권리를 보유합니다.

In order to cause Tether Tokens to be issued or redeemed directly by Tether, you must be a verified customer of Tether. No exceptions will be made to this provision. The right to have Tether Tokens redeemed or issued is a contractual right personal to you. Tether reserves the right to delay the redemption or withdrawal of Tether Tokens if such delay is necessitated by the illiquidity or unavailability or loss of any Reserves held by Tether to back the Tether Tokens, and Tether reserves the right to redeem Tether Tokens by in-kind redemptions of securities and other assets held in the Reserves.


즉, 테더 토큰을 현물인 미국 달러로 받고 싶어도 검증받은 고객이어야 하고(검증받은 고객에 대한 정의 및 검증 절차 등은 불분명합니다), 언제까지고 지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너무나 위험한 자산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지금은 유동성이 넘쳐나는 시기이기에, 이러한 이유로 너도나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싶어하며 앞으로도 스테이블코인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규제화 안에 있지 않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규모가 너무 커진 뒤,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면 곧장 연쇄적으로 실물 경제에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기에 정책입안자들이 느낄 위협이 어느 정도일지 대략 실감이 날 것입니다. 얼마 전 Gary B. Gorton과 Jeffery Zhang이 발표한 "Taming Wildcat Stablecoins"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정책입안자들이 10년을 기다린다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21세기의 머니마켓펀드(MMF)가 될 것이다. 이는 대마불사로, 정부는 금융 위기가 오면 이들에 대해 구제 금융을 지원 검토해야 할 것이다.
If policymakers wait a decade, stablecoin issuers will become the money market funds of the 21st century—too big to fail—and the government will have to step in with a rescue package whenever there’s a financial panic.


자기들이 가치가 없다고 말하던 것에 구제 금융을 지원해줘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이제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을 어떤 식으로든 규제화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알겠지만, 규제화 방법에 따라 시장에서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고 결국 그것이 가상자산 시장 전체를 더욱 크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어떻게 하면 규제화 속에서 이러한 시장을 점진적으로 축소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다릅니다. 현재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 자산은 어떤 형태로든 해당 자산을 관리, 운영하는 주체가 있기에 그 주체를 제어하는 것으로 통제가 가능하지만, 비트코인을 운영하는 주체가 없기에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의 히드라처럼 머리를 잘라도 다시 자라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현존하는 모든 가상 자산 중에 가장 안전한 자산은 비트코인 하나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