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세금 안 내는 법은 너무나 많다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대한 과세 유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예정대로 2022년 1월부터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는 가정 하에 진행하자면, 가상자산의 거래, 증여 및 상속으로 인한 추가적인 소득에 대해 소득세법상 '기타 소득'으로 분류, 250만 원 이상의 수익분에 대해 20%를 소득세로 납부해야 합니다.

 

먼저 세금의 납부를 위해서는 해당 "소득"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로, 정책입안자들의 가정은 가상자산을 통한 거래로 인한 소득이 반드시 "원화"로 변환될 것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즉, 국내 거래소에서 원화를 통한 거래가 이뤄진 경우는 명확하고, 해외 거래소를 이용해 소득이 발생했다 하더라고 결국 국내 거래소로 가져와 원화로 변환하는 과정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지요. 어떤 경우든 과세 대상이 되는 소득은 최초 지불했던 원화와 추후 남아있는 원화 사이이 차이가 +인 경우뿐입니다.

 

 

따라서, 세금을 안 내는 첫 번째 방법은 원화로 거래 및 환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해외 거래소에서는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거래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거래를 포착했어도 과세를 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스테이블코인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통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금 추징을 위해 "통화"로 인정한다면 다른 가상자산 또한 그렇게 해야 하는 꼴이 되어버리니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는 250만 원까지는 원화로 변경해도 세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페이팔, 스퀘어 등의 FinTech 업체들이 가상자산을 통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아마존 또한 곧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으로 보입니다. 결제뿐만 아니라 대출, 예금 등의 상품 및 서비스도 많이 출시되고 있어 굳이 원화로 변경해야 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자체로 결제가 가능해지면 굳이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원화로 변경하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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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로 꼭 변환이 필요한 경우라면 개인 간 거래(P2P)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 4월 중앙은행이 가상자산의 거래를 금지한 이후 P2P를 통한 가상 자산 거래가 2200% 이상 상승하였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자국 통화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에 나이지리아와 같은 상황이 한국에서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정책입안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사람들은 또 다른 통로를 매우 잘 찾습니다. 특히, 돈이 된다면 말이지요. 누군가 P2P를 통해 10% 프리미엄을 적용해 코인을 환전해주겠다고 하면, 20% 세금을 피하기 위해 이용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정책 당국은 또한 어떠한 경우라도 자금 출처를 찾아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만, 탈중앙화 된 거래소(DEX)나 프라이버시 코인(이른바 '다크 코인') 등으로의 거래 및 전송의 경우에는 자금 추적이 불가능은 아니지만 정말 어렵습니다. Secret Network와 같은 크로스-체인 네트워크는 익명성을 보장한 기존 네트워크와의 이동을 보다 쉽게 해 주고, 거래의 추적은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이러한 것들은 제도권 안으로 포용하기 위해선 좀 더 폭넓은 고려 및 조치가 필요한데, 현재 정책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일단 금지시키고 가능한 것만 대충 처리해보자는 식이어서, 상황을 점점 안 좋게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러한 어려움은 대부분 가상 자산에서의 소득에 대해서 조차 불균형을 발생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원화-외화 환전이 익숙지 않은 일반인들이 곧 가장 쉬운 과세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프라이버시 코인을 국내 거래소 안으로 편입시키고, KRW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적극적인 가상 자산의 실물 경제로의 편입 노력만이 가상자산 거래의 음성화를 방지하는 길일 것입니다. 다만, 이 모든 전제는 가상 자산 시장이 상승한다는 가정 하에 발생합니다. 기존 한국 정부의 입장은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산업으로 보고 언젠가는 없어질 시장이라는 것이었는데, 만약 지금 시장보다 더욱 커진다면 지금과 같은 정책 하에서는 사기 등과 같은 민형사적 불법 행위 말고도 외화 유출, 불법 자금 유통 등의 경제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질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해외 거래소 계좌를 개설하고, 개인 지갑의 소유 및 활용에 대해 공부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