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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반려동물

미국에서 강아지 분양 받기 (1)

미국에 생활하면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면 아무래도 적적한 게 사실이다.

원래 한국에 살 때도 고양이를 길렀지만,

찡코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갔고 그때는 어렸기에 못해줬던 것도 많아서 미안한 마음이 컸기에

다른 애완동물을 데려오는 게 무섭기도 해서 꽤 오랫동안 고민만 했던 게 사실이다.

 

근데 유학 생활 3년 차에 접어들 무렵이 절정이었던 듯하다.

 

시간도 전보다 여유롭고, 환경도 좋으니
이제는 좀 더 잘해줄 수 있겠지.

 

이런 생각으로 전혀 키워본 적 없었던 강아지를 분양받아보기로 결정했다.

여기 살다 보면 느끼는 거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와 산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단 한국과 달리 좋은 점은,

 

  • 커뮤니티 주변에 배변봉투가 상시 배치되어 있다.
  • 강아지 공원이 지천에 깔려있다.
  • 강아지 관련 시장이 엄청나게 크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사는 메릴랜드 볼티모어 카운티에서는 어딜 가나 아래와 같은 Pet Waste Station을 볼 수 있다.

Pet Waste Station. 출처: Pet Waste Eliminator

(물론 배변 봉투의 품질은 동네마다 달라서, 개인적으로 구매해서 쓰고 있다.)

 

또, 구글 맵에서 'Dog Park'라고 검색하면 주변에 최소 3 개 이상의 강아지 공원이 10 miles(약 16km) 이내에 위치하고 있었다.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강아지 관련 용품도 엄청나게 많고, 관련 산업 또한 잘 발달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애완동물 사료의 품질 표준을 제정, 발표, 유지하는 비영리단체인 AAFCO(Association of American Feed Control Officials),

치아 건강 관련 제품의 품질 검증이나 관련 활동 단체인 VOHC(Veterinary Oral Health Council)

한국의 식품의약품 안전처에 해당하는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주기적인 Pet Food 규제 및 Recall 발표,

애완동물 주치의(Primary Care Veterinarian) 지정부터 사고 시 의료비 청구에 관한 보험 서비스들까지.

 

일단, 분양을 받기 위한 방법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3가지로 나뉜다.

 

  • 브리더를 통한 분양
  • 가정 분양
  • 펫 샵 분양
  • 위탁소 분양

 

 

가정 분양은 일명 백 야드 브리딩(Backyard Breeding)이라 하는데, 아무래도 가장 저렴한 분양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강아지의 혈통을 통한 추후 건강 상태 및 기질(Temperament)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는 알아보지도 않았다.

 

펫 샵 분양은 한국에서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방법으로,

쇼핑몰에서 물건 사듯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비 유인 측면에서의 '장점'이, 결국은 동물권(Animal Rights)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고, 메릴랜드 주에서는 2021년 현재 강아지 농장(Puppy Mill) 번식 및 분양, 재판매 등 관련 비즈니스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법 제정과 그 시행은 다른 영역이지만. 아직도 버젓이 펫 샵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관련 뉴스 링크.)

 

HB1662, Business Regulation - Retail Pet Stores. 출처: Maryland General Assembly

 

위탁소(Shelter) 분양은 많은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보호 시설에 위탁 중인 강아지들 중에 하나를 분양비를 주고 데려오는 방법이다.

당시에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위탁소 분양을 꺼렸는데, 미국은 정말 위탁소에 강아지를 맡기는 일이 쉽기 때문이다.

이사를 간다, 털 알레르기가 생겼다, 아이와 마찰이 있다 등등

정말 많은 이유로 미국인들은 쉽게 위탁소에 맡긴다,라고 쓰고 버린다.

다만, 주 정부의 지원이나 기부 등으로 운영되기에 대부분의 위탁소는 운영이 어렵다.

위탁소와 관련된 이야기는 너무 많으니 다음에 쓰기로 하고.

 

당시 나에게 맞다고 생각한 방법은 브리더를 통한 분양이었는데,

일단 브리더를 찾기 전에 어떤 종(Breed)의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은 건지도 그땐 몰랐다.

 

AKC(American Kernel Club)에서는 'Find Your Bree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거주 형태,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 유무, 이미 집에 강아지가 있는지 여부, 아이가 있는지, 생활 패턴, 털 빠짐 정도, 짖기 정도 등

간단한 몇 가지 질문 사항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적당한 종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물론 참고용이지만.)

 

AKC의 'Find Your Breed' 서비스 결과 예시. 출처: AKC Dog Breed Selector

 

AKC에 등록되어 있는 종만 해도 195종이나 되고, 유행하는 디자이너 종 - Designer Breed, Mixed Breed 또는 Hybrid로도 불리는데 명칭에 관해선 논란이 많다 - 까지 합치면 너무 많다.

하지만, 입양이라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니

 

일단, AKC가 매년 발표하는 The Most Popular Dog을 참고로 차례로 각 종 별 특징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2020 Most Popular Dog Breeds Rankings. 출처: AKC

 

공부하고 검색하던 도중, 뉴스에서 한 종에 대한 소식을 보게 되는데...

 

뉴욕 타임즈 2018 웨스트민스터 관련 기사, 'No, That's Not a Mop. It's a Puli.' 출처: New York Times

 

- 다음 편에 계속.